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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who is spiderman?

WHO IS SPIDERMAN? [6]

가볍게 몸 풀기에 좋겠는데? 피터는 빠르게 그곳으로 달려갔다. 괴한은 긴 막대기로 상점 유리를 차례로 내려쳤다. 챙강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창이 연이어 터져 나갔다. 적어도 자기 가게를 부수는 거라면 그렇게 주변 눈치를 새벽에 하진 않겠지.

 

 

문득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정체에 대한 걱정은 다행스럽게도 후드 집업을 입고 나왔던 덕분에 해결됐다. 

 

 

피터는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지퍼를 위로 조였다. 나올 때 제일 편한 옷을 대충 집어 든 건데 후드 집업의 지퍼를 끝까지 올리니 복면을 뒤집어쓴 듯한 모습이었다. 얼굴을 가렸지만 눈 앞도 보이는 독특한 디자인이었다. 일반인이라면 가려진 시야에 많이 불편할 테지만 오히려 활동할 때 더 감각이 예민해지는 탓에 물안경 비슷한 걸로 가리고 활동한 적도 있던 스파이더맨에게 이 정도는 문제도 아니었다.

 

 

"거기 당신 가게 맞아요? 그런 걸 함부로 휘두르면 좋지 않아요!"

 

피터가 그의 뒤쪽으로 등장하며 소리쳤다. 그러자 재차 휘두르려는 사람이 멈칫하더니 소리가 들린 곳을 찾으려 두리번거리다 피터가 있는 것을 바라봤다.

 

 

그리고 바로 무기를 휘둘렀다.

 

 

"뭔 참견이야 다치지 싫으면 꺼져...!"

 

읏! 피터는 몸을 살짝 틀어 피했다.

 

"다치기 싫으면 꺼지라고 해 놓고 바로 무기를 휘두르는 건 뭔데요?!"

 

 

시간이라곤 주지 않고 공격하는 괴한에게 소리치며 연이은 공격을 적은 움직임으로 피했다.

 

 그는 자신의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자 씨근덕거리더니 다시 피터의 쪽으로 강하게 파이프를 내리쳤다. 이번에 피터는 피하지 않고 손쉽게 그 파이프를 막았다. 엄청난 능력을 가진 빌런도 상대했는데 이런 일반인쯤이야. 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안된다니까요? 당신도 저한테 안되고요. 지금이라도 마음 고쳐먹고 이제까지 한 거 자수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괴한은 본래 자신의 힘이 누구보다 부족하다 느낀 적이 없었던 모양인지 눈을 커다랗게 뜨며 파이프를 다시 되찾으려 잡아당겼지만  아무리 잡아당겨도 마치 길가에 서 있는 전봇대 마냥 고정된 듯 꼼짝도 하지 않는 자신의 손을 당황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얕보다가 큰 코 다친다. 스파이더맨을 상대하는 빌런들이 대부분이 명제에 해당했다. 그들은 별로 쎄 보이지도 않는 소년스러운 목소리의 남자애를 앞에 두고 방심하곤 했었다. 괴한은 두 손으로 낑낑거리며 당겼지만 여전히 피터가 잡은 파이프는 한 치의 미동도 없었다. 오히려 피터가 파이프를 끌어당기자 힘없이 괴한이 자신의 쪽으로 끌려왔다.

 

 

"이... 이게 뭐야...!"

 

 

그는 상상도 못 할 힘에 경악해 소리쳤다.

 

 

"자수하세요. 아저씨. 공중에 매달리고 싶으신 건가요?"

 

 

평소처럼 웹 슈터를 사용하려는 손 모양을 하다 아차 싶었다. 아 맞다 스파이더웹은 쓰면 안 되지.라고 중얼거리곤 파이프를 그냥 파이프를 손쉽게 구부려 멀리 던졌다.

 

 

"흉기는 없어지셨고요."

 

 

그 모습을 보자 괴한가 놀라 뒷걸음질 치다 볼썽사납게 엎어지고는 피터를 향해 덜덜 떨며 손가락질한다.

 

 

"뭐... 뭐야! 너 정체가 뭐야!"

 

 

피터는 턱에 손을 대고 자신을 어떻게 소개할지 고민했다.

 

 

"음... 그냥 지나가는 선량한 외. 국. 인이랄까."

 

 

물론 이 대답을 그 강도가 기다린 건 아니었다. 이미 파이프를 구부린 후 넘어질 때부터 도망갈 각오를 다지고 있었던지 잠시 고민하는 틈을 타 기어간 후 달아나고 있었다.

 

 

 

피터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곳도 마찬가지구나. 도망가봤자 못 피할 텐데. 피터는 그가 도망치는 쪽을 바라보고는 주변에 있는 공중전화로 갔다. 

 

[경찰 __지구입니다]

신호음이 몇 번 울린 뒤 경찰에서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렸다. 피터는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여기- 거리 -번지 상점가에 유리창 깬 범인이... 도망가고 있는 걸 목격했는데요 어떻게 할까요? 네 혹시 목격한 사진 있냐고요? 사진은 없고요. 지금 어디쯤 갔냐면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피터는 살피고  역시 안 쓰려고 했는데 써야 되겠네. 주머니에서 웹 슈터를 꺼내 팔목에 가져가 댔다. 저절로 손목에 감기더니 휴대용 웹 슈터가 장착됐다. 그리고 버튼을 하나 눌렀다. 

 

주변에 cctv의 주황색 깜빡거리던 불빛이 갑자기 툭 꺼졌다. 피터가 누른 버튼은 주변의 cctv 기록을 방해하는 전파를 보내는 기계였다. 이것 덕분에 뉴욕 빌딩에서도 옥상에서도 피터는 가까이 누군가 실제로 보고 있는 게 아니라면 가면을 벗을 수 있었다. 

 

 

피터는 양손의 거미줄을 다른 건물 쪽으로 쏘아 보낸 뒤 단숨에 건물 위로 올라갔다.

 

"워우 - 저기로 갔네!"

 

그의 위치를 확인하고 재빨리 거미줄을 타고 내려와서 괴한의 지금 위치를 설명한 뒤 누군지 묻는 말에 전화를 끊었다. 그가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하게끔 막기 위해 다시 한번 피터는 그 위치로 단숨에 뛰었다.

 

그 괴한은 숨을 헐떡대며 도망가다가 이쯤이 면 되겠지 싶어 뒤를 힐끗 봤는데 피터가 무서운 속도로 자신을 따라오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비명을 지르며 다른 곳으로 도주하려 애썼다. 물론 피터에게는 조깅하는 수준 이상도 아니었다.

 

 

 

그리고 훌쩍 뛰어 강도의 앞으로 착지한다.

 

 인간이라면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몸놀림에 괴한이 입을 쩍 벌렸다. 

 

 

 

"경찰에 신고했는데 이쯤에서 벗어나면 안 될 것 같고요."

 

강도는 놀라서 털썩 주저앉았다. 주변에서 들리는 사이렌 소리가 점점 다가왔다. 몇백 번의 패트롤의 한 경험으로는 이제 30초 지나지 않아 이곳으로 도착할 듯했다. 피터는 다른 골목으로 몸을 피했다.

 

 

 

"어쩌다 보니 오늘도 한 건 했네. "

 

피터는 다시 톰 홀랜드의 apartmant로 돌아오며 휘파람을 불었다. 정체 들킨 것도 아니니까 핸드폰도 안 썼고 얼굴도 가렸고 괜찮을 거야!

 

나설 때 텅 빈 경비실이었는데 지금은 경비가 앉아있었다. 방금 전에 순찰을 마치고 돌아온듯했다. 그가 피터를 향해 손을 흔들며 친근하게 말을 붙였다.

 

 

"조깅이라도 하고 왔나 봐요?"

"네 가볍게 몸 좀 풀고 왔어요"

 

피터는 그의 물음에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의 아침의 시작은 시리얼 씹는 소리부터였다. 피터는 톰 홀랜드의 필모그래피와 인터뷰를 스마트폰을 훑어보며 식사를 대강 때우고 있었다. 평소 쉬는 날 어떤 일은 하는지 알아야 그가 행동하는 대로 할 텐데 인스타그램으로 봐서 그는 쉬는 날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나머지는 영화 촬영일을 하며 바쁘게 보내는 사람이었던 것 같았다. 달마다 찍은 영화의 나열을 보면서 '인생은 톰 홀랜드처럼!' 짤을 보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연기했네... 톰은."

 

 

지금은 그가 출연한 [더임파서블] 영화를 보며 중얼거렸다. 어린 모습인데 저렇게 연기를 잘해? 감탄하며 시리얼을 털어놓고 본격적으로 집중하려는 찰나 메시지 알림음이 울렸다.

 

 

 

피터는 메시지를 클릭했다. 그것은  톰 홀랜드의 이번 주 스케줄표였다.

 

 

 

 

[6] 오늘도 한건 한 피터 파커, 톰 홀랜드로써의 삶이 시작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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