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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뉴욕가는 비행기에서 사고후 마블세계입문?

피터드림; 뉴욕가는 비행기에서 사고후 마블세계입문? [1]

+피터파커드림

+홈커밍시점

 

+라이트팬픽


덕질하러뉴욕으로

나는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생각지도 않은 미국 여행에 누구와도 동행하지 않는 여행이었다. 혼자 가는 여행이지만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오직 기대감만 가득할 뿐!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가지고 나는 비행기에 오르기 위해 게이트를 나섰다.

 

 

 

내가 지금 어딜 왜 가냐?!

 



바로 스파이더맨 덕질하러간다아아아아!!

아무리 촬영 장소가 뉴욕이 아닌 곳에서 했다고 하여도 스파이더맨이 활동하는 배경은 뉴욕이고 그 느낌을 느끼고 싶어 선택한 여행지였다.

 

"바로 스파이더맨의 고향 뉴욕 퀸즈로!"

 

이렇게 외치고 비행기를 타봤다. 사람들의 눈길이 느껴진다. 그냥 지나가는 덕후로 알겠지. 어차피 한번 보고 말 사람들 호호.

 



드림과 팬픽을 섭렵하고 더 이상 뻐렁치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해 미국으로의 여행이라니...














후회가 됐다.
왜냐면 지금 비행기가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지.











우는 사람들.. 사실 우는 건지 그저 비명을 질러대는 건지 잘 모르겠다.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낙하속도 덕분에 굉장히 시끄러웠거든.


사실 나도 당황할법한데 평소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는 염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이게 실감이 안 나서 이었는지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차분했다.


만약 영화 속 세계관이라면 히어로가 구해줬으려나? 엄마 아빠 덕질한다고 뉴욕 가는 비행기에서 비명횡사할 딸을 용서해주세요! 천장에서 내려온 산소마스크의 덜렁거리는 줄이 얼굴에 계속해서 탁탁거리며 부딪쳐왔다. 얼굴이 바람에 물건에 긁혀 따가웠다. 바로 이 감각만이 이것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었다.

 



하나는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누군가가 구해주길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불효자식이 될 딸을 너무 걱정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일 뿐이었다. 

 

더 이상의 희망은 없었다. 비행기 밖 창문을 힐끗 봤다. 점점 지면에 가까워지는 듯 건물이 보였다. 아니 비행기의 창문에 무언가 물체에 눈이 갔다.

 

죽으려니까 헛것이 보이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영화석에서 봤던 스타크 타워가 보이지?





이제는 구름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 좀 전과는 달리 창밖 비친 모든 것이 점점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급한 상황에서 아드레날린 분비로 모든 걸 파악할 수 있다고 하던데 

하나는 죽기 직전 위급상황에 느리게 시간이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게 사실이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고 있었다.

 

죽기 전에 알게 되는 사실이로군. 영화적 상상력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뭐하나 누구한테 알려줄 수 도 없는걸.  디질텐데뭐 

 

이런 생각에 빠져있어서인지 어느새 덜렁거리던 줄이 얌전해진 사실 조차 몰랐다. 하나는 생각하느라 그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뭐 결론은 아니었지만!



창가자리에 앉았기에 밖을 보기는 쉬웠다. 난리부르스 추고있는 기내보다 외부 경치보면서 죽는게 훨씬 낫겠지. 하지만 하나의 눈에 뭔가가 보였다. 나는 그 물체를 자세히 살피기위해 미간을 찌푸렸다. 붉고 반짝거리는 금속성물체로 보였다. 비행기로고 도색한 비행체의 일부인가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사람모양이었다. 그리고 아이언맨 모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설마 아이언맨? 실제 사이즈 피겨가 비행기 짐 안에 들어있다가 튀어나온 걸까. 어? 머리가 돌아가네?


심지어 묘하게 비행기 방향을 틀려고 잡고 붙어있는 것 처럼 보였다. 하나는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했고 그러다 사각지대에 붙어있던 스파이더맨 코스튬을 입은 사람도 목격하고 말았다. 그러나 스파이더맨 코스튬은 하나의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상한 상황에 대해 의문을 품을 때쯤 나는 주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깨달았다. 내 쪽 창문으로 붙어있는 사람들이 아이언맨! 하면서 소리 지르는 것은 물론 안도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 자신의 상태를 추스르고 있는 사람들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내 옆에 앉아있던 아이는 핸드폰을 들고 내쪽 창문에 있는 아이언맨 피겨로 보이는 물체를 찍기 시작했다. 이 재난상황에 사진이라니 눈앞에 혜성이 떨어져도 안 피하고 인증사진 찍을 것 같은 애인 듯? 나는 내 옆 사람을 관종 맨으로 결론지었다.


관종 맨은 좀 더 좋은 각도에서 사진 찍으려는지 내 어깨를 밀치며 말했다.

 



"실제로 아이언맨을 보게 될 줄은 몰랐는걸!"






신나게 셔터를 누르는 관종 맨을 보고 나도 입을 열어 수긍했다.



"그러게나 말이에요. 근데 팔 좀 치우시죠. 새꺄 "








비행기가 착륙 ( 아마 아이언맨이 모셔다 뒀겠지) 한 후 사람들은 모두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하나 또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놀랍게도. 난 영화 속 세계로 들어왔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직 뉴스나 논문으로 수직 상승하는 비행물체 (특히 로봇) 개발했다는 이야기도 못 들었는 데다가. 우선 아이언맨이 내 눈앞에서 그 영화에서 보던 비행 포즈를 하고 다시 날아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내가 비행기에서 머리가 심하게 다친 것일까? 처음엔 헛것을 보는 게 아닌가 싶었다.그래서 MRI를 찍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비행장에 도착한 앰뷸런스에 몸을 실었다.








사실 병원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했지만 결국 하나는 이모의 개인병원에도 들렀다.



다행스럽게도 몸에는 이상이 없다 했고, 이모가 뉴욕에서 정신과 병원 의사로 일하고 있었고 사고가 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엄마가 미리 연락해줬기 때문에 빠른 만남 가능! 뭐하러 갔냐고 타박하긴 하셨지만 사실을 밝히면 더 화낼 것 같아 입을 조용히 싸 물었다. 읍읍




이모가 병원 진료실에 앉아 차트를 촤라락 넘긴다. 나는 이모의 앞 상담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모 저 머리가 이상해진 것 같아요"

"어떤 증상인데 말해볼래?"

 

 

언제나 인자한 미소. 모든 걸 다 털어놓게 만든다는 그 정신과 전문의의 미소 앞에 나는 내 망상을 털어놨다.



"아이언맨이랑 스파이더맨을 봤어요"

"그래 나도 뉴스에서 봤다. 그들이 네가 탄 비행기를 구했다면서"


어.... 이모? 

 

헛소리에도 차분하게 말씀하시는 이모의 얼굴을 봤는데 놀랍게도 내가 하는 소리가 헛소리라거나 머리가 이상해졌다거나 말을 안 하시는 모습을 보고 투철한 직업의식에 놀랐다. 원래 헛소리를 해도 환자를 위해 이렇게 반응하는 건가요? 정신과 상담은 이렇게 하는 것인가요?! 대단해! 프로페셔널 닥터!



"오... 이모.. 저도 제가 제정신 아닌 거 알아요. 근데 아이언맨이랑 스파이더맨은 존재하지 않잖아요!"


"... 무슨 소리하는 거니?"

이모의 표정이 아까의 차분했던 표정에서 드디어 날 걱정하는듯한 표정으로 변했다.


히어로가 아니라면 뉴욕은 이미 치타우리 침공 때 망했을걸 이라며 정말 머리가 이상해진 게 맞나 보구나라며 다음에 정신과 진료예약을 잡아주겠다며 스케줄을 보고 있는 이모를 보며 그제야 확신이 들었다.



아... 이게 바로 차원 이동이라는 것인가.









팬픽을 많이 읽어뒀기 망정이지. 이제는 실물을 덕질할 수 있다니... 행복하네














다음날 하나는 행복한 마음을 안고 영화에서 본 델 마르 샌드위치 앞에 서 있었다. 

 

핸드폰으로 검색해보니 실제로 있었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미친... 나는 가게를 미친 듯이 사진 찍었다. 지나가는 행인들은 내가 맛집 핫플에 와서 인증샷찍는걸로 생각할 정도로 말이지. 지나가던 오지랖넓은 외국인이 '여기 좋지~!' 라고 한마디 하고 갈 정도로 열성적으로 사진을 찍어댔다. 물론 나중에 너 유튜브라도 하는거니 라는 소리를 듣긴했지만.

 

 

첫 번째 성지순례인 델 마르 샌드위치 가게로 들어간 후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다. 샌드위치가 완성되길 기다리며 내부에 앉아있는데 힘차게 열리는 문소리가 들려 무의식적으로 그쪽으로 고갤 돌렸다. 내 눈에 피터 파커가 보였다. 내가 봤던 그 MCU의 톰 홀랜드가 연기한 피터 파커였다.

 

 

오 시발 세상에나

 


사실 아무 연관도 없는데 말 걸면 이상하겠지라는 생각에 스토커처럼 혼자 지켜보면서 덕질할 생각으로 온갖 힘을 다 끌어모아 표정 관리하면서 무심한 듯 그냥 모르는 듯 슬쩍 바라봤다. 시발! 저기에 피터 파커 있어...!

 



두근두근 거리는 가슴을 억누른 채로 속으로 탭댄스를 열두 박자로 끊어 추고 있는 심장을 부여잡고 있는데 놀랍게도 피커 파커가 나를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말을 거는 게 아닌가! 이제부턴 EDM 32비트다.

 


"호... 혹시 어제 비행기 사고당하시지 않았어요?"





미친 날알아봣헑!! 이게 바로 계 탔다는 것일까! 

 

나는 당장 사인을 요구하고 싶었지만 스파이더맨 시크릿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꾸욱 참고는 대답했다. 하나야 심호흡. 심호흡...! 이제로 죽을 순 없다...!




"네 맞아요. 근데 어떻게 알고 계시죠?"



좋아! 무심한 척. 잘 대답했어. 근데 날 지켜보고 있었던 걸까! 왜죠! 왜 때문이죠?! 내가 이뻐서 그런 걸까 라는 하나의 잡스러운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피터가 대답했다.

 



"사고 났을 때 저도 비행기 안에 있었는데, 아 한국으로 우리 고등학교에서 수학올림피아드 대회 다녀와서 저도 한국에서 뉴욕행 비행기에 있었거든요. 근데 모든 사람들이 패닉에 빠져있어 보였는데 당신만 유독 차분해 보여서... 사실 비행기 사고 그쪽분이 내신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어요... 물론 스타크 씨가 절대 아닐 거라고 말씀하시긴 했지만요"



김칫국 한 사발 추가요! 

하나는 살포시 가슴에 손을 올렸다. 그래... 내 이상할 정도로 차분했던 모습이 눈길을 끌 수도 있었겠구나..

이곳에서는 내가 빌런의 신분이라던가 히어로라던가 뭔가 살짝 기대해봤지만 알아보니 그 신분 그대로 이동한 거더라고 아쉽게도 말이지. 뭐 맨몸으로 트립한게 어디니... 그랬으면 진짜 힘들었을 거야.







"전 늘 준비하고 있었어요"

 



머릿속에 트립물 팬픽이 떠올랐기에 불쑥 말이 이렇게 튀어나왔다. 이 말을 들은 피터는 눈이 커지더니 나를 보며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아픈 곳을 찔러서 미안하다는 등, 빨리 건강 회복하시라는 등 이야기도 덧붙였고.


날 시한부로 여기는 게 아닌가 싶었기에 나는 손을 열성적으로 휘저으며 그의 오해를 풀기위해 다시 한번 말했다.







"뭔가 오해하시는 거 같은데 전 건강하고요. 저번 사고 때도 다행스럽게도 안 다쳤네요. 이게 다 스파이더맨 덕분이죠!"


준비한다는 건 그냥... 팬픽 읽어뒀단 이야기인데 말이 잘못나갔져. 하지만 그럴만하지 않냐. 내 눈앞에 바로 피터 파커가 있는데...


스파이더맨 덕분이라고 하니 안 웃으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미소를 감추지 못하는 피터 파커를 보며 뿌듯했다.


피타가 바닥에 발 콩콩이라니 심장 뿌셔 지구 뿌셔 이때는 내가 지구 최고 빌런 될 것 같은 기분!





"다들 아이언맨 덕분에 살아났다고 하시는데, 사실 스파이더맨이 한건 큰일도 아니고 추락 도중에 빌딩에 안 부딪치게 진로 변경한 거뿐이라서..."





그래도 아이언맨 오기 전에 스파이더맨 덕분에 시간을 벌었으니 스파이더맨이 고맙다는 등 스파이더맨 팬이라는 등 스파이더맨에 대한 칭찬을 폭격을 쏟아붓듯 말해주고 있을 때 갑자기 불쑥 노란색 비닐봉지가 눈앞에 들어왔다.









"주문하신 5번 샌드위치 나왔습니다. 피클넣어서 납작하게 맞죠? "







델 마르 씨 손에 대롱대롱 흔들리고 있는 샌드위치 봉지가 보였다.


피터는 샌드위치를 두 손으로 탁 잡고는 내쪽을 바라본 채로 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말했다.







"다음에 기회 되면 인사해요. 우리 같이 살아남은 사이니까! 아마 여기 사세요?"


"아뇨...! 뉴욕 여행 왔는데 생각보다 이곳에서 오래 여행할 것 같아요."

아직 성례 순례해야 할 곳 남았거든.

 

내 말에 피터가 문을 열다가 잠시 멈추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나중에 이곳 가이드해드릴게요 저만큼 이곳 지리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저는 늘 이 시간에 여기 와요!"





그리고 피터가 문으로 달려 나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나 계 탄 거 실화냐... 볼을 꼬집었다. 고통은 생경했다. 이제 피터는 옷 갈아입으러 가겠지... 쫒아가서 보고 싶긴 하지만 (하나는 몹시 그 모습을 영화에서 100번도 넘게 돌려본 전적이 있었다) 빌런으로 의심했다 고도하고 스파이더맨 시크릿 아이덴티티를 지켜줘야겠다 생각하며 참았다. 

 

잘했어 나 자신 토닥토닥







피터가 나가는걸 함께 지켜본 델 마르 씨가 한마디 했다.

 



"저거 니 샌드위치 아니야?"


앗 피터가 내꺼 가져갔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