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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마블] 촬영장에서만나다 3 벼르고 별렀던 금요일이었다. 오늘만 버티자. 오늘 촬영분 일찍 확인하고 택시 타고, 예약해 둔 정신과 진료를 보러 가는 거야. 나는 나 자신에게 파이팅을 해보았다. 버티자... 버티자 두리야!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배우 스케줄 사정상 영화 촬영이 일찍 끝난다는 희소식이 있는 날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주디가 오늘 밤 끝내주는 곳에 놀러 가자며 옆구리를 찔러댔지만 나는 진료 예약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거절했다. 내 반응에 주디는 매우 아쉬워하며 혼자라도 가서 멋진 남자를 물어오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며 다짐하는 모습에 파이팅을 외쳐주었다. 성격 밝고 참 좋은데 왜 이렇게 빨리 헤어질까 주디는... 대체적으로 그녀에게 일찍 이별을 고하는 남자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렇게 성격 좋고 활발하고 건강미 넘치는 친..
[스파이더맨/마블] 촬영장에서만나다. 2 병원에 가봐야겠다는 다짐과는 다르게 나는 아직도 병원에 가질 못했다. 왜냐면 촬영이 너무 바빴기 때문이었다. 주말만 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그 주말은 왜 이렇게 안 오는 건지 정말 우어어어얼화아아수우목금퇼 이라는 단어가 있음을 이번 주도 깨닫는 바였다. 그동안 환영도 계속되었다. 내가 티를 안내려고 노력한 덕분인지 친한 친구인 주디조차 내가 환영을 느낀 다는 사실은 절대 몰랐다. 아마 그때 내가 농담한 거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다시 이 이야길 말했다가는 주디가 뭔 이야기를 할지 모른다는 예상에 그냥 나 혼자 조용히 있다가 금요일 일이 일찍 끝난다면 바로 병원을 가볼 참으로 전화로 정신과 상담을 예약해 두긴 했다. 사실 환영이 며칠 동안 계속될 때 사실 잠깐잠깐 약이 안 맞나 싶어 늘 먹..
[마블/스파이더맨] 촬영장에서만나다. 1 이상한 일이었다. 이제까지는 그저 cg 입히기 전 초록 스크린만 보여야 할 곳에 왜 진짜 배경이 보이는 걸까 싶었다. 설마 내가 아까 먹은 신경안정제가 마약은 아니겠지... 일하다가 마약 먹은 게 밝혀진다면 내 인생은 끝장날 텐데... 실수로 먹었다면 정상참작은 되려나? 잠깐의 고민 끝에 우선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어 지금 있던 자리를 벗어나려 뒤를 돌았던 참이었다. 난 영화 촬영장에 있던 스텝 중 한 사람이었다.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영화의 1개의 티끌이란 이야기였다. 일반적인 영화 세트장을 보면 다들 잘 알 것이다. 늘 항상 감독과 많은 스텝들 그리고 전선줄로 얽혀있는 공간 그중 한 공간이 내 자리였다. 나는 -을 하고 있었지. 오늘도 -하고 있던 중이었고... 내가 뭘 하고 ..
[마블/ 스파이더맨드림] 히로인 인줄 알았는데요? 아니었습니다. 3 +착각물 +마블드림 +스파이더맨 루트 나는 감격에 겨워 눈앞에 우뚝 서 있는 스타크 타워를 눈빛으로 건물을 뚫을 기세로 바라봤다. 디즈니랜드에 생긴다던 그 마블 테마공원이 바로 이런 느낌이었을까? 당장 마음 같아선 저 건물 주변 360도 뺑뺑 돌면서 나사 볼트 하나까지 핥아주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 바닥이 쿵 하고 울려 흠칫했다. '쿠쿠쿵_' 처음에는 여진 인가 싶어 굳혔다. 포항지진도 겪은 나야! 이정도는 말이야! 바로 그자리를 피했다. 무서워! 거긴 이런 건물 없음!!! 나는 건물 외부에 있다면 높은 건물이 없는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지진 안전교육을 떠올리며 재빨리 다른 곳으로 달음박질했다.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서 이 사태를 벗어나야해! 지진이 겪었던 트라우마 덕분인지, 내가 팬픽에 들어온 사실도 ..
[마블/ 스파이더맨드림] 히로인 인줄 알았는데요? 아니었습니다. 2 +착각물 +마블드림 + 스파이더맨루트 와 씨 K팬픽이라니! 기쁨의 콩댄스라도 추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나 자신을 억눌르며 내 앞에 서 있는 스파이더맨을 두고 잠시 한눈을 팔기로 했다. 왜냐면 확인할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건 두 가지였다. 대부분 k로판은 침대에서 일어나서 옆에 있는 화장대를 보며 어멋! 내가 미모의 여성이 되었어? 내 주변에 부드럽게 물결치는 백금발, 적발, 금발 등의 형형색색 한 머리카락이 손에 잡혔다! 이래야 하는데 새삼 머리를 더듬거렸을 때 잡히는 게 있는 걸 보면 민머리 반들반들 빡빡머리 대 머린 아니고 그냥 단발이었다. 주머니를 뒤적여 스마트폰을 꺼내 얼굴을 비춰보았다. 흑발 맞나요? 검은 머리에 흰 얼굴 그리고... 누구세요? 웬일이야 미모 보소. 이 세상..
[마블/스파이더맨드림] 히로인 인줄 알았는데요? 아니었습니다. 1 +착각물 +마블드림 + 스파이더맨 루트 [사고 난 뒤 다른 세계였어요!] [자고 일어났더니 과거로 돌아갔어요!] 이건 트립이다. 뭐 타임 트립도 트립이니까. [다른 사람 몸에서 깼어요!] [책을 읽고 있었는데 그 인물의 몸속으로 들어갔어요!] 이건 빙의다. 누군가의 몸에서 눈을 떴다는 거니까. 이것들은 요즘 흔한 로맨스 판타지 or 팬픽 클리셰나 다름없었다. 세글자로 줄여서 회빙환 이라고 부르던데 근데 그게 내가 해당될 줄 누가 알았으랴. 사실 현실 인간이라면 반응은 당장 정신병원에 전화를 걸어. 스스로를 감금이 됩니다! 하고 넣고 그 망상에서 빠져나올 때까지 치료받는 게 올바른 수순일터였다. 하지만 난 미치지 않았다. 아니 사실 미쳐도 좋았다. 왜냐면 내가 보고 싶던 피터 파커가 내 눈앞에서 샌드위치를..
WHO IS SPIDERMAN? [11] 피터는 문득 손에 쥐어진 대본의 무게가 평생 들었던 학교 책들 모두를 합한 것보다 묵직하게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는 그 무게가 아니라는것을 자신도 알긴했지만. 이 대본에 그가 살아온 날들이 적혀있을 것 같아서일까? 자신의 인생이 이것에 달려있다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렇다면 자신은 실제 인물이 맞는걸까? 그저 글, 대본의 줄글, 만화책의 인물인것은 아닐까. 그러다 문득 닥터 스트레인지의 말이 생각이 났다. 아- 그래서 나에게 그런이야기를 했구나. 이 미래에 내가 볼 것들은 다른 세계일 뿐이라며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를 정신없게 하긴했지만, 그래서 살짝 미친줄 알았지. 아마 토니도 자신에게 귓속말로 '스트레인지씨는 마법사라서 정신이 쫌 이상해' 라고 했었고, 물론 난 토니의 말보..
WHO IS SPIDERMAN? [10] 오늘도 하루가 시작되었다. 피터는 침대 누운 채 눈을 깜빡였다. 방안은 암막커튼 덕분에 빛이 거의 없는 상태였지만 이 정도 어둠쯤이야. 침대 옆 탁자에 있는 아이폰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옆으로 돌아누운 채 카메라를 들어 사진을 찰칵 찍었다. 조명 하나 없이 어두운 데다가 플래시가 없는 전면사진이라 화질이 좋진 않았다. 좋지 않은 사진의 상태에 눈살을 찌푸리다 생각을 해보다 미간을 폈다. 차라리 명확하지 않은 화질이 더 나을 것 같아 아이폰을 눌러 카메라 앱을 끈 후 인스타그램 어플을 켰다. 그리고 방금 찍은 사진을 업로드했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미친 짓이나 다름없었지만. 왜냐면 사진의 상태는 상의를 탈의한 상태로 찍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집에서 혼자서 이런 사진은 찍은 적 많았는..